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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국유철도

부산~울산 복선전철 1공구 거제역 공사현장

by 동서고가 2015. 12. 26.

동해남부선 거제역은 비운의 역이다


거제역은 부산에서도 비교적 도심에 위치해 있지만 70년 가까이 간이역 수준에 머물러 있다가 2009년 복선전철화 공사로 역사가 철거되었다

임시승강장에 하루 2차례 무궁화호가 정차하면서 겨우 명을 이어오던 거제역은 2011년 모든 여객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승객을 맞이할 수 없는 역으로 남아있다

그런 거제역에 또 한번 시련이 찾아왔으니.. 이제는 거제역이란 이름마저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부산~울산 복선전철 건설사업 제1공구 거제역 공사현장을 둘러보며 이처럼 기구한 운명의 거제역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궂은 날씨가 계속되다가 모처럼 맑고 깨끗한 하늘이 보여서 동해남부선 거제역을 찾았다

개인적으로 비가 갠 뒤 먹구름인 듯 먹구름 아닌 구름 사이로 빼꼼히 내밀기 시작하는 푸른 하늘을 좋아한다


이곳은 거제대로의 이면도로인 해맞이로다

동해남부선과 해맞이로 사이를 경계로 거제3동과 거제4동이 행정동으로 나뉜다

여기는 거제4동이다


동해남부선 부산구간의 다른 곳과 달리 고가선로 방음벽 전체가 투명한 강화유리로 되어있다

왜 여기만 투명하게 유리로 되어있을까?

그건 바로 고가철로가 주택가의 남쪽에 있어서 방음벽이 햇빛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고가 구조물만 있어도 그늘이 생겨 슬럼화되기 쉬운데 방음벽까지 있으면 일조량이 더 줄어들고 그렇다고 방음벽이 없으면 소음이 그대로 전달되니 이렇게 해법을 찾은 것 같다


설치한 지 2년이 넘었지만 먼지 없이 깨끗하게 반대편이 비친다

싸구려 푸르딩딩한 강화유리가 아니라서 미관상에도 좋은 것 같다


기존선을 철거하고 뒤늣게 덧붙여 올린 대피선 자리는 아직 설치가 덜 된 곳도 있었다

방음벽 밑으로 상판이 띠 모양의 문양으로 마감되어 있는 것을 우리나라 고가구조물마다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잘은 모르지만 우리 고유의 전통문양인 것 같다


조금 더 가니 거제역 신축역사가 보이기 시작했다

1공구의 다른 역들은 사람들이 잘 안 다니고 한산했는데 거제역 뒤편은 좁은 도로임에도 불구하고 차들이 끊임없이 지나다니고 오가는 사람도 제법 됐다


거제리 버스정류장 바로 뒤에 붙어있는 공사안내판

약 1년 전 공사현장에 안내판이 붙으면서 새 조감도가 공개됐다

지금은 빗물과 차 매연 등으로 좀 더러워진 상태다


내년 1월 준공예정인데 공정을 보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


복선전철 사업 이전에는 과선교와 연결된 특이한 모양의 거제리 육교로만 통행할 수 있었는데 공사가 시작되면서 과선교와 육교의 연결부분이 철거되고 보행전용 건널목이 새로 생겼다

대피선까지 4개의 철로가 있어서 고가하부가 상당히 넓다

상판 아래로 전등까지 설치되어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남문구역 건널목처럼 기존선은 모두 철거되고 건널목이 있던 흔적만이 남아있었다


동해남부선 거제역 뒤편은 일제강점기 때 철도관사가 많이 있었는데 7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적산가옥이 몇 채 남아있다

사진은 거제역 바로 뒤의 도로가인데 왜성 모양의 일본식 석축이 그대로 있어서 찍어봤다


신축중인 역사건물 가까이에 도착했다

지붕을 만들기 위한 철제골조 공사는 마무리되고 외벽을 붙이기 위해 준비중인 것 같다


남문구역보다 고도가 높은 곳에 있는 거제역은 역사 층수가 그만큼 낮다

1층은 대합실 2층은 승강장이다


역사 중간중간 블록을 이어붙인 듯이 툭 튀어나온 부분이 있었는데 특이했다

내부엔 계단도 보이는데 지금은 역사 규모가 축소돼서 4년 전에 만들어 놓은 저 계단은 쓰이지 않을 것 같다


위에서 보니 고상홈과 선로가 훤히 보인다

기존선을 철거하고 최근에 만든 부분은 하얀 게 확실히 새것 느낌이 난다

새로 만든 부분까지 선로가 다 설치되어 있고 자갈만 깔면 되겠다


동해남부선 거제역은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시청역과 비교적 가까운데 역에서 바로 앞에 부산시청이 보인다

맞은편 길 건너 시청 가는 길목에 거제시장이 있다


동해남부선 동래역과 마찬가지로 대피선이 있는 2면 4선 구조의 플랫폼이다

부산도시철도처럼 고상홈으로 되어있는 역이지만 전동차와 함께 예전처럼 무궁화호와 화물도 같이 다니기 때문에 대피선이 필요하다

평소 고상홈이 있는 전철역(지하철역)에서는 두 개의 선로만 봐오던 부산시민에게 생소한 모습일 것 같다


역 맞은편에 거제동 유림노르웨이숲, 성원 맨투로빌, 진흥하늘이 아파트가 보인다


이 각도로 보니 새로 만든 부분과 4년전에 만들어 놓은 부분이 확연히 구별된다

새로 만든 고상홈에는 계단이 없다

동해남부선에 달릴 전동차가 당초 8량 도입 예정에서 4량으로 최종확정되어 역사 규모도 축소되었는데 이 때문에 기존선 옆에 먼저 만들어 놓은 저 계단과 지붕 받침용 틀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기존선 철거 후 마저 올린 부분에는 역사가 축소된만큼 고상홈도 올리지 않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계단만 없을 뿐이지 고상홈은 대칭되게 만들어 놓았다

70여 년 역사의 거제역은 승강장 위에 매표소와 맞이방을 포함한 역사건물이 있는 매우 희귀한 형태였는데 저 지붕이 없는 불필요한 승강장 빈공간에 옛 거제역사를 복원시키는 건 어떨까 한다

워낙 작은 규모의 목조건물이라 건설비도 얼마 들지 않을 것이고 맞이방이나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으니 괜찮지 않을까?

철거 당시에도 승강장 위의 역사라는 희소성으로 보존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똑같이 승강장 위의 역사로 복원하면 의미가 깊을 것 같다


역사 1층의 여유공간에는 차들이 있는데 완공 후에 주차장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맞은편에 희망센트럴뷰, 연제그린타워, 거제동 현대아파트 그리고 곧 입주가 시작되는 포스코 더샵 시티애비뉴가 보인다


지붕 골조가 견고하게 맞춰져있다

흰색과 노란색의 색 배합이 예쁘다


거제역 부전 방면 끝부분

저 붉은색 쇠붙이가 있어야 외벽을 붙일 수 있는 것 같다


남문구역 방면과 달리 이쪽은 기존 1공구에 쓰이는 방음벽과 똑같은 재질로 되어있다

방음벽 중간에 강화유리가 있어서 열차 창문으로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남문구 사거리보다 고도가 높은 곳이라 교각 높이가 거의 지면과 비슷하다


거제역 주변은 전차선이 아직 가설되지 않았다

만든 지 얼마 안 된 대피선에는 전차선 지지대도 없었다


동해남부선 거제역은 도시철도 3호선 거제역이 있는 남문구역에 이름을 넘겨주면서 변경되게 되었는데 시에서는 역 명칭을 화지산역으로 결정하여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넘겼지만 주민의견수렴 미비로 반려되어 지난달 말에 연제구에서 역명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1안은 화지산역 2안은 거제해맞이역 3안은 거제해맞이역(시청) 4안은 그외 설문에 응하는 자가 원하는 역명으로 9일간 의견을 수렴했는데 그 결과는 아직 언론을 통해 알려지지 않았다


화지산은 거제역 바로 뒤에 있는 산 이름이다

동래 정씨의 선산인데 해발고도 199m의 작은 산이라 부산에서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화지산의 비탈면에 대부분의 주거지가 남향으로 잘 정비되어 있는데 볕이 잘 드는 마을이라 하여 해맞이마을이라 이름 붙인 듯 하다

주민들이 거제라는 지명은 반드시 사수해야한다고 하여 거제해맞이역을 대안으로 선택한 것 같다

거제4동 주민이 설문에 다수 참여한 듯 하여 아무래도 2안이나 3안이 채택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동해남부선 거제역은 행정구역상 거제3동에 속한다


해맞이로에서 바라본 동해남부선 거제역 전경

아직 외벽은 붙어있지 않다

복선전철 공사로 없어진 한쪽 인도와 낡고 엉망이된 도로는 2016년 7월에 있을 개통에 맞춰 반듯하게 정비될 것이다


하늘이 정말 예쁘다


지붕골조로 쓰인 하얀색 기둥에 가로로 세 줄 장식이 들어가 있다

중간중간에 철제빔을 엑스자로 교차시켜 견고함을 더한 듯 하다


옛 거제역을 감싸던 귀여운 벽화가 그려진 담장은 대부분이 허물어지고 저것만 남아있었다


담장과 축대는 폐골재가 되어 신역사 옆 도로에 쌓여있다

거제건널목이 있던 왕복 2차로의 이 도로는 현재 자동차 출입이 통제되고 보행전용으로 쓰이고 있다

좌측에 대피선용 상판이 새로 가설되어 도로와의 높이차가 얼마되지 않아 차량통행이 불가능해진 것 같다

이 도로를 지금처럼 계속 폐쇄할 수는 없기 때문에 개통일이 다가오면 도로의 경사를 조정해서 자동차가 통행가능한 높이를 확보한 다음 다시 포장할 것 같다


가운데가 동해남부선 본선인 복선용 상판 양옆이 대피선인 단선용 상판이다

거제역의 남문구역 방면은 일체형 고가구조물인데 부전역 방면은 이렇게 상판이 세 개로 나눠져 분리되어 있는 형태다

동래역도 한 쪽은 이렇게 분리형으로 되어있는데 두 역 다 도로가 밑으로 교차하는 부분에는 이렇게 분리형으로 만든 것 같다


본선과 대피선 사이가 뚫려있어서 파란 하늘이 보인다

이런 이점이 있어서 도로가 입체교차하는 부분에 분리형으로 만든 건 아닌가 추측해본다

시공비도 더 적게 들었을 것이다


거제대로 쪽 모습

외벽 붙이는 작업이 한창이다

역사 공사로 인도의 보도블럭이 시멘트로 뒤덮혀 있는데 개통일이 다가오면 주변정리와 함께 새로 정비될 것 같다


은행나무가 역사 건물을 찔러서 가지치기 당한 모습이 안타깝다

12월 초에 찍은 사진인데 아직도 단풍잎이 달려있는 걸 보면 올 겨울이 얼마나 따뜻한지 알 것 같다


거제대로와 해맞이로 연결로 바로 앞에 횡단보도가 있어서 대로 건너편에서도 접근성이 좋을 것 같다


거제대로 횡단보도에서 본 신축 거제역사 모습

이쪽은 외벽이 거의 다 붙어있었다


지붕 위에 자재를 올려놓은 걸 보면 지붕을 덮기 위한 패널인 것 같다


주 출입구가 생길 곳인가보다

다른 곳과 달리 외벽이 덜 붙어있는 곳이 있고 모양도 독특하다


동해남부선 거제역 바로 옆에는 거제리 버스정류소와 거제역앞 육교가 있다

과선교와 연결되어 있던 쪽을 제대로 보수하지 않고 임시로 땜질 해놓은 걸 보면 복선화 개통시에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로 바뀔 가능성도 있다


역사 규모가 축소되어 기존에 만들어놓은 건물을 지붕과 외벽이 다 덮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오른쪽에 보면 아래층에 역무를 위한 공간이 만들어져있는 게 보인다


구름 뒤에 숨은 태양이 빛을 산란시키며 아름다운 하늘을 연출해준다


동해남부선 거제역이 한눈에 보인다

대피선이 있는 2면 4선 구조라 규모가 꽤 크다

역사 좌측으로 빌라가 밀집해있는 곳이 해맞이마을이다


작년에 새로 나온 거제역 조감도

공사 안내판에 있는 걸 찍어왔는데 1년여 세월 동안 빗물에 약간 오염되었다


예전 조감도를 보면 보라색에 촌스러운 외관을 하고 있는데 요즘 트렌드에 맞춰 세련되게 바뀐 모습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규모가 축소되어 왼쪽으로 당겨서 짓고 있다는 점이다

왼쪽으로 붙여서 짓는 이유는 부전역과 거제역의 긴 역간거리와 신설되는 원동역과 재송역의 짧은 역간거리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본다


조감도와 거의 흡사하게 지어지고 있다


뒤에 보이는 학교는 거성중학교와 계성여자상업고등학교(계성정보고)다


작업하는 분들이 보인다

2면4선의 쌍섬식 승강장에는 각각 2개의 계단과 하나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되는 듯 하다


교량을 받치는 역사 끝부분이 상당히 지저분한데 어떻게 마무리될지 궁금해진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저 멀리서 특대 기관차 소리가 들리더니 화물을 주렁주렁 달고 나타난다


그 뒤로 거제동 푸르지오와 동원타워아파트, 대우아파트, 롯데캐슬피렌체가 성곽처럼 이어져 있다


철로변에서 수십 년간 기차소음에 시달리면서도 철도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던 이 동네도 이제는 전철 역세권으로 거듭난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이 개통하면 부산도시철도(지하철)와 환승이 되는 전동차가 하루 100회 정도 거제역에 정차하게 된다


뿐만아니라 지상의 기존선이 고가로 이설되면서 대로와 단절됐던 동네가 어디서든 통하게 된다

지금은 공사중이라 펜스가 쳐져있지만 시에서는 폐선부지를 공원화하기 위해 그린라인파크라는 사업의 실시설계를 용역업체에 맡긴 상태다

뉴욕에 폐고가선로를 공원으로 아름답게 꾸민 하이라인파크가 있는데 그것의 동해남부선 버전이라 생각하면 된다


맞은편 산비탈에 있는 아파트는 유림아시아드, 그 우측에 있는 아파트는 유림아시아드타워다

아시아드타워 옆에는 거제동 청구하이츠 아파트도 있다


동해남부선은 일반철도기 때문에 도시철도처럼 전철만 다니지 않고 무궁화호나 화물열차도 같이 다닌다

그중 저 특대형 디젤기관차가 끌고다니는 화물과 무궁화호가 굉장히 시끄러운데 다행히 장기적으로 디젤기관차를 조용한 전기기관차로 대체시키는 추세다

열차 소음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트를 참고


#24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소음에 대해 고찰


사진을 보면 고가철로 아래로 도로가 반듯하게 나있는데 저 도로는 원래 없던 도로다

동해남부선 복선전철 사업으로 도시를 두동강 내던 선로가 교량으로 바뀌면서 거제4동 지역에 거제대로와 통하는 차도를 2군데 추가 개설했는데 하나는 사진에 나오는 곳이고 또 하나는 기존에 보행전용 건널목이 있던 거제초등학교 옆이다


산등성이를 따라 거대한 옹벽 위에 있는 아파트는 앞서 소개한 거제유림아시아드와 한 단지다

이 아파트는 연제구와 부산진구의 행정구역 경계에 있어서 동마다 서로 담당 지자체가 다른 문제점이 있었는데 최근 관할을 조정하여 모든 동호수가 연제구로 편입되었다


동해남부선 거제역이 개통하면 역사 뒤편 해맞이로 주변으로 어떤 변화가 일 지 궁금해진다

과거 열차가 하루에 10편도 정차하지 않던 역에서 전철이 하루 100회가량 정차하는 역으로 바뀌면 유동인구도 늘어날 것이다

이곳에서 전철을 타면 한번에 부전, 동래, 센텀시티, 해운대, 기장까지 버스보다 훨씬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이 가능해서 대중교통의 혁명이 일어날 전망이다

2년 뒤 태화강역까지 완전개통되면 울산까지도 전철을 타고 한번에 갈 수 있게 된다


이게 다가 아니다

남문구역, 교대역, 우동역에서 각각 도시철도 3호선, 1호선, 2호선으로 환승도 가능하고 추후 부전~마산 복선전철이 개통하면 부전역에서 또 바로 환승이 가능해진다

동해남부선은 일반열차(무궁화호)도 같이 다니기 때문에 일반열차가 정차하는 역(부전역, 수영역, 해운대역, 기장역 등) 어디에서든 바로 환승하여 경주, 포항, 동대구, 순천, 목포, 청량리, 정동진 등지로 여행할 수 있다


사진의 계성여상 옆으로 보이는 달동네는 거제2구역 재개발 예정지다

총 4470세대에 이르는 초대형 규모로 비교적 평지인 3호선 종합운동장역까지 이어져있다

현재 사업시행인가중에 있는 듯 하다

빠르면 내년 초에 관리처분에 들어가 연말에 분양할 것 같다


그 뒤에 있는 쌍둥이 빌딩은 월드마크아시아드 아파트다

그 옆으로 건설이 한창인 사직 롯데캐슬 더 클래식이 보인다



구글지도가 얼마 전 10월에 찍은 사진으로 업데이트 되어서 캡쳐했다

역사 부지가 정말 빠듯하게 딱 맞다

거제역 좌측 해맞이 마을의 반듯하게 구획지어진 빌라촌이 인상적이다

그 위로 학교 주변에 어지럽게 지어진 주택들이 모두 거제2구역(삼성 래미안)에 해당한다

동해남부선이 개통하면 재개발 진행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