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구라는 곳을 아시나요?
부산에 사는 사람이라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어딘지는 잘 모를 것 같다
남문구는 부산광역시 연제구 거제동에 위치한 남문구사거리 인근을 말한다
그 옛날 동래군이 부산포보다 크던 조선시대에 동래읍성의 남문으로 통하는 입구라 하여 남문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거제대로와 월드컵대로가 교차하는 곳이라 부산시민이라면 누구나 지나가본 기억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럼 지금부터 남문구 주변에는 무엇이 있고 그곳에서 본 풍경은 어떠한지 살펴보자
남문구에서 연산로타리 쪽을 바라보면 제일 먼저 거제동 한일 유앤아이 아파트와 유바외과가 눈에 띈다
유앤아이 바로 뒤의 세련된 상가 건물 지하1층엔 한결아트홀(구 가마골소극장)이라는 소극장이 있다
각종 공연예술을 관람할 수 있는데 주로 연극을 많이 한다
길 따라 사거리를 지나면 연산동으로 행정구역이 바뀌면서 유흥가와 각종 병의원이 나온다
아파트 앞에 언제부턴가 새로 지은 상가건물이 보인다
사거리의 목 좋은 곳에 외식1번가라는 고깃집이 있다
남문구교차로에서 신호를 받으면 항상 저 곳이 눈에 들어오곤 하는데 그저 주차공간을 늘리기 위해 맞은편 주택 세 채를 사들여 헐어버린 대단한 가게다
왼쪽에 있는 조형물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을 기념하여 만든 것 같다
남문구에서 바라본 거제3동과 연산5동 일대 전경
거제3동은 2층 주택이 대부분이고 연산5동은 빌라와 오피스텔이 주를 이루는 게 확실하게 대조된다
70~80년대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오래된 주택가가 펼쳐진다
이제는 하나 둘씩 사라져가는 목욕탕 굴뚝이 정겹다
그래도 부산에는 아직 굴뚝이 많이 남아있는 편이다
저층 주택가 뒤로 중층 오피스텔촌에 이은 고층 빌딩과 아파트의 조화가 괜찮은 스카이라인을 만들고 있다
우뚝 솟은 저 아파트는 포스코 더샵시티애비뉴고 그 옆으로 국민연금공단 부산본부, 부산시청, 부산경찰청이 보인다
공사중인 아파트는 시티애비뉴2다
뒤에 전형적인 산 모양을 하고 있는 뾰족한 산은 행경산, 방송국 송신탑 2개가 있는 곳은 봉수대로 유명한 황령산이다
빌라와 오피스텔촌 너머 산 아래에 홀로 있는 아파트는 연산동 경동메르빌이다(49층)
저 아파트를 볼 때마다 어떻게 허가가 났지? 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게 아니었다
최근 지역 일간지에도 비슷한 내용의 기사가 났는데 저곳이 준주거지라서 저런 건물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준주거지에는 용적률 500%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가 기준을 정했는데 전국에서 부산만이 최고한도인 500%를 조례로 지정했다고 한다
산이 많아서 집 지을 땅이 부족한 부산에는 고층 아파트가 필요하지만 저렇게 주변과 안 어울리게 혼자만 지나치게 높은 건물은 그만 지었으면 좋겠다
뒤에 방송국 송신탑이 하나 있는 산은 금련산이다(황령산과 헷갈리는 사람이 많은데 필자도 역시 그랬다)
필자가 어릴 때는 저 송신탑이 식당도 있고 숙박도 할 수 있는 호텔인 줄 알았다(다른 송신탑과 달리 직각으로 생겨서 건물인 줄 알았다)
연산역과 가까워질수록 모텔도 보이기 시작한다
일조권을 침해하지 않으려고 건물을 계단식으로 지은 모습이 인상적이다
사진 가운데에 처음 보는 건물이 불쑥 솟아 있는데 신축 소형아파트 킴스 힐 타워라고 한다
연산교차로 방면에는 업무용 오피스 빌딩과 각종 상가 그리고 병원 건물들이 밀집해 있다
바로 앞의 고철상처럼 보이는 곳은 지난 4월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중고차매매단지 화재현장이다
건물주와 매매상간의 보상협의가 지연되면서 현장이 흉물로 몇 달간 방치되다가 9월부터 철거에 들어갔다
지금은 철거가 완료됐는데 저 자리에 다시 중고차시장이 들어오지는 않는다고 한다
당시 화재로 외제차 등 차량 570대가 모두 불타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었다(컵라면 먹는 소방관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진에서 좌측의 연산로터리 뒤에 있는 산은 배산이다
주택가와 거제대로 사이에 재건축이 예정되어 있는 거제동 경남아파트가 있다
오래된 아파트인만큼 조경수로 심어진 나무들이 울창해서 도심 속 부족한 녹지를 보충해주고 있다
바로 뒤에는 거제동 현대아파트가 있고 저 멀리 양정 롯데갤러리움 주복 뒤에 부산국제금융센터(BIFC)가 조그맣게 보인다
유앤아이 앞마당은 2002년 아시안게임과 월드컵 개최로 도로를 정비하면서 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도심 속 잘 정돈된 녹음은 언제 봐도 마음을 포근하게 해준다
남문구사거리에는 2005년 개통한 부산 도시철도 3호선 거제역이 있는데 아파트 입구 바로 앞에 지하철 출입구가 세개나 있다
그것도 계단,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가 세트로 하나씩 다 있다
공원에는 운동기구와 요즘도 트는지는 모르지만 분수까지 있다
사진에 보이는 쭉 뻗은 도로는 월드컵대로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우리나라의 첫 경기가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렸는데 지난 98년 월드컵까지 한번도 이긴 적이 없던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이 그날 처음으로 승리를 기록했다
그때의 승리를 기념하여 경기장 옆을 지나는 이 도로 이름을 월드컵대로로 명명했다고 한다(안 그랬다면 아시안게임대로가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부산은 도심에 산이 많아서 서울이나 다른 도시들보다 도심 녹지에 소홀하여 구시가지의 경우 도로 중앙분리대에 화단과 가로수가 조성된지 얼마 안 되는데 월드컵대로는 아시안게임에 대비해서 조경수와 보도블럭, 가로등 디자인까지 당시로써는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쓴 도로다
도로 양 옆에 거제동 동원타워 아파트와 다뉴브 하이타운, 롯데캐슬피렌체가 문지기처럼 서있고 그 끝에 사직야구장과 대단지 쌍용예가가 보인다
경남아파트 옆에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있고 길 건너엔 동해남부선 복선철도와 거제푸르지오가 있다
뒤에 있는 나지막한 산은 화지산이다
농산물품질관리원 자리는 빠르면 2018년까지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주도하에 통합청사로 개발될 예정이다
저 건물을 허물고 펜스 안 공터까지 포함해 지하4층 지상11층 규모의 새 공공청사가 들어서게 된다
동남지방통계청과 부산지방식약청이 추가로 입주해 총 3개의 기관이 상주하며 시너지를 낼 예정이다
앞서 소개한 유엔아이 쪽과 마찬가지로 여기도 소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부산의 상징인 바다를 테마로 했는지 돛 모양의 천막과 닻 모양을 한 난간이 보인다
여기는 거제역 3번 출구다
사진에 잠자리가 꼭 하늘 위에 있는 헬리콥터 같다
운전자가 밤에도 보행자를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횡단보도를 비추는 조명이 달려있다
푸르지오 주출입구로 통하는 골목
27층 높이의 6개동 아파튼데 나름 빌딩숲 느낌이 난다
골목 반대쪽엔 횡단보도와 부산 법조타운이 이어진다
남문구사거리에 동해남부선 구철교와 신철교가 보인다
중앙분리화단에 이름 모를 꽃들이 예쁘다
이 사진들은 로드뷰가 아니다
법조타운과 월드컵대로 사이에 낡은 판잣집이 꽤 있는데 동해남부선 철길이 복선화되면서 환승역이 생기고 그린라인파크 사업으로 구 선로가 공원화되면 재개발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쪽은 거제대로와 법조타운 사이다
동해남부선이 뱀처럼 부드럽게 에스자를 그리며 놓여있다
복선철도 옆에 있는 저 판잣집들은 거제1구역에 해당하는데 고가선로를 경계로 왼쪽만 우선 추진(GS 자이)되고 사진에 보이는 오른쪽은 아직 진척이 없다
저쪽은 대로변이라 주상복합으로 추진하면 괜찮지 않을까하고 혼자 생각해본다
고가철도 아래는 원래 단선 철길이 있었는데 1년 사이에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수풀이 무성해졌다
좌측 아래 ㄱ자 도로는 아파트가 생기면서 ㅓ자 모양으로 바뀔 것 같다
사진 속엔 공사중인 동해남부선 교대역, 삼익퓨처타워, 거제월드메르디앙, 토요타 부산 전시장 그리고 저 멀리 장산과 재송동 아파트산까지 보인다
살짝 옆으로 각도를 트니 연산SK뷰, 시티타워 빌딩, 종근당 부산지점, 롯데칠성 동부산지점 등이 보인다
종근당 건물 커튼월에 맞은편 판자촌이 담겨있다
유앤아이 옆 금색 건물은 입시전문 대성학원이다
우측 아래에 신축중인 역은 동해남부선 남문구역인데 3호선 거제역과 이름을 통일시켜 거제역으로 바뀔 예정이다
남문구역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은 이전 포스트를 참고
동해남부선은 올해 7월 개통될 예정인데 남문구역이 생기면서 3호선 거제역과 환승역이 되면 이곳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