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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국유철도

부전~마산 복선전철 건설사업

by 동서고가 2018. 4. 12.

남해고속도로 2지선을 타고 다니다 보면 주변에 교각을 늘어놓으며 열심히 공사하는 현장과 마주치게 된다

부산에서 마산까지 복선철도를 깔고 있는 것인데 지금까지 자가용과 버스로만 오갈 수 있는 곳을 앞으로는 전철로도 왕래할 수 있게 발전하는 것이다

사실 수도권의 경우 서울과 인천, 수원이 70년도에 이미 전철로 연결되어 시너지를 내고 있지만 부산은 양 도시 간 오랫동안 도로교통에만 의지하여 광역전철 연결까지 무려 반세기 가까이 차이가 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에 연결되는 전철은 어떤 특징이 있고 앞으로 이 일대는 어떻게 변하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위치도


부산에서 마산까지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기차를 정말 좋아하는 필자도 2번밖에 타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부산과 마산은 지금도 기찻길로 연결되어 있다

지도의 회색 선이 바로 그것인데 경부선으로 삼랑진역까지 위로 올라가서 경전선으로 넘어와 창원 쪽으로 다시 내려와야 갈 수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철도를 깔았을까?

원래 바다였던 김해평야의 연약지반과 낙동강, 서낙동강 때문에 철도 부설 당시인 일제강점기의 기술로는 가로지를 수가 없어서 이런 선형의 철길이 탄생하였는데 결국 오늘날에 이르러서야 지도의 파란 선처럼 최단거리의 노선으로 건설이 이루어지고 있다


참고로 저 지도는 제3차 국가철도망 노선도로 파란색 선은 현재 건설 중인 노선, 노란색 실선은 2025년까지 착공하기로 반영된 노선, 노란색 점선은 향후 건설할지 말지를 검토하는 노선이다

따라서 부전마산선과 부산신항 방면을 연결하는 삼각선과 김천과 거제를 연결하는 철도는 가까운 미래에 건설된다


위 표는 현재 레츠코레일에서 예매할 수 있는 부전~마산 간 열차편성이다

부산 사상에서 마산 합성동까지 가는 시외버스는 10분 간격으로 하루에 100회 정도 있는데 열차는 하루에 단 4회밖에 없다

소요시간은 시외버스는 약 40분(사상 출발이긴 하지만) 현행 무궁화호는 약 1시간 30분이 걸린다

요금은 시외버스 3,500원 기차는 5,000원이다


이 모든 것이 직선 선로가 없어서 87km를 빙빙 둘러 가야 해서 생긴 일인데 이 사업이 끝나면 51km로 거리를 단축시킬 수 있다

전동차 또한 지금 동해선에 투입되고 있는 시속 110km급 일반전철(뱀눈이)이 아니라 시속 180km급 준고속전철(ITX)이 다니게 된다

앞으로는 전철로도 38분이면 부전에서 마산까지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최근 신월역이 추가되어 시간이 약간 더 걸릴 수도 있다)


조감도


시점인 부전역을 왼쪽에 위치시키기 위해 남북을 반대로 뒤집어서 제작한 모습이다

부전 마산 복선전철이지만 사업종점은 마산역이 아니라 진례신호소다

2010년 12월 15일 경전선 KTX가 개통하면서 삼랑진~마산 구간에 이미 복선전철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신호소는 두 개의 철도 노선이 하나로 합쳐지는 곳에서 열차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것 같은데 진례신호소 인근에 신월역이 생긴다


사업구간에는 부전역, 사상역, BM01역(가칭 김해국제공항역), BM02역(가칭 부산경남경마공원역), 장유역, 신월역까지 총 6개의 역이 들어선다

이중 이미 영업 중인 부전역은 복합환승센터가 지지부진하기 때문에 동해선 승강장을 같이 쓸 것으로 보이고, 2010년 경전선 KTX와 함께 부산신항선을 건설하며 1면 7선과 간이 역무시설을 만들어 놓은 장유역은 현재 저상홈을 부수고 새로 고상홈을 만들고 있다

장유역과 나머지 4곳의 역사 신축공사는 아직인 것 같다(사상역과 BM01역은 지하 구조물 설치가 한창이다)


역 이름 중 이번 사업으로 완전히 새로 신설되는 BM01역과 BM02역의 경우 김해공항과 서부산유통지구, 경마공원과 가락처럼 역명이 대립할 수 있기 때문에 임시로 붙인 이름 같다

B는 부전 M은 마산을 뜻하는 듯하다

2015년에는 이 두 역 사이에 에코델타시티역도 신설하기 위해 부산시가 1억 5천만 원을 들여 용역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아무 소식이 없다


공구현황


공사는 다섯 공구로 나눠서 진행한다

시공사는 1~2공구는 SK건설, 3~4공구는 삼성물산, 5공구는 한화건설로 SK컨소시엄(스마트레일)을 이루어 사업을 추진한다

칠산신호소부터 장유역까지는 이미 운행 중인 부산신항배후철도를 같이 사용해서 공사를 따로 할 필요가 없다

장유역부터 유하터널까지는 복복선(선로가 4개)으로 놓이게 된다


설계속도 시속 200km로 선형을 곧게 하기 위해 터널과 교량이 많다(영업 최고속도는 시속 180km)

당초 사상역부터 지상으로 나와 고가로 낙동강을 건널 계획이었지만 김해경전철과 함께 고가구조물이 나란히 2개나 건설되는 것은 상권에 너무 큰 영향을 준다고 판단하여 지하화하였다

사상까지는 가야차량기지부터 지하로 들어가서 개화초등학교 방향으로 개금3동 주거지 밑을 통과한다(개화터널)


각 공구별 공정 진행률은 스마트레일(주) 홈페이지 http://smartrail.co.kr/work/state.html 에서 확인할 수 있다

1공구는 부전역~가야조차장 구간 주민들의 지하화 요구(받아들여지지 않았다)로 인한 일시 공사중단, 2공구는 낙동강 하부를 관통하는 하저터널의 착공이 2년 늦어(2016년 6월 8일 착공) 공정이 좀 더디다


다음은 주요 구조물 조감도다


부마선에는 최신 공법이 사용되었는데 바로 쉴드TMB 공법이다

직경 7.88m의 장비가 회전하면서 구멍을 뚫는 방식인데 하루에 흙은 12.8m, 암석은 8m 파낼 수 있다고 한다

보통, 복선 크기의 터널을 단무지 모양으로 한 번에 뚫지만 이 공법은 원형의 단선 터널 2개를 병렬로 뚫는다


쉴드터널로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을 가로지른 다음 평강천을 건너기 위해 지상으로 나온 모습이다(고속도로가 무려 왕복 10차선으로 그려져있다)

조감도의 왼쪽이 남쪽인 에코델타시티 방면이다

에코델타시티의 성공을 위해 이 부분을 지하화 해달라는 요청이 있기도 했는데 지하화를 해도 어차피 고속도로가 지상을 단절시키고 있어서 똑같다

소음 역시 고속도로가 더 크다

조감도에도 표현되어 있듯이 이 부분에는 완충녹지를 조성한다고 한다


조감도에는 고속도로가 표현되어 있지 않은데 남해고속도로와 붙어서 나란히 평강천을 건넌다

지상 구간은 약 3km 가량 도로와 평행하기 때문에 일명 병림픽(열차와 도로의 차들 간 속도 경쟁)도 볼 만할 것 같다

철교 모양은 평범한 고가 구조물이다


서낙동강부터는 고속도로와 이격되기 시작한다

신항배후도로 위를 지나기 위해 고도도 점점 높아지기 때문에 둔치도의 드넓은 평야와 반짝거리는 하천까지 정말 멋진 창밖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주거지를 지나지 않기 때문에 방음벽을 설치하지 않아도 돼서 창밖 풍경 보는 걸 좋아하는 필자는 더욱 기대가 된다


왕복 8차선의 부산신항배후도로를 사선으로 통과하기 위해 경간 90m의 아치교가 설치된 모습이다

저 디자인의 철교는 최근 건설하고 있는 철도 노선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사진에는 현행 누리로와 비슷하게 생긴 열차가 그려져있는데 2016년에 있었던 실제 전동차 발주 기사를 보면 현대로템에서 개발한 해무 250(기사는 해무라고 하지만 사실은 EMU-250)이 다닐 예정이다

EMU-250은 최고속도 250km/h까지 낼 수 있는 동력분산식 준고속전철인데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선로가 200km/h로 설계되어 있어서 ITX급(영업 최고속도 180km/h)으로 운행할 것 같다

열차편성은 1,015억에 총 30량을 납품하는 걸로 봐서 4량으로는 나누어떨어지지 않으니 6량 5편성이 틀림없다


이 사업의 정식 명칭은 부전~마산 복선전철 민간투자시설사업이다

사업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민자사업인데 부산김해경전철처럼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면서 적자가 나면 정부가 MRG(최소운영수입보장)를 지급하는 BTO 방식이 아니라 정부가 직접 운영하면서 민간사업자에게 시설 임대료를 지급하는 BTL 방식이다

이 사업에는 총 1조 4,303억 원의 민간 자본이 투입됐는데 민간사업자인 스마트레일은 20년간 정부로부터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


연간 임대료가 얼마로 책정될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사업비를 뽑아내려면 1년에 700억 이상은 받아야 하니 시외버스보다 메리트 있는 가격으로 잘 운영해야 적자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

전동차 발주를 코레일이 한 걸 보면 운영도 코레일이 할 것 같은데 가장 이용객이 많고 수익이 높은 쪽으로 열차 운임이 정해질 것 같다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2014년 6월 27일 착공하여 72개월의 공사기간을 거쳐 2020년 6월 26일 개통 예정이다

민자사업은 좀 덜하지만 SOC 사업 특성상 공기연장이 잦고 철도의 경우 시운전도 해야 하니 이런 점을 감안하고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완공되어 있을 것이다


운행계통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마산역에서 동해선의 울산 태화강역까지 직결하여 운행한다는 계획도 여러 차례 나온 적이 있다

경남과 부산, 울산이 전철로 연결되는 날이 머지않았다